<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관람 후기 (1)


현지 개봉 7월 14일, 국내 개봉 10월 25일로 많은 이들의 화제를 모았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10년 만의 복귀작 지브리스튜디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 해석과 같은 거창한 글은 아니고 그저 영화를 감명 깊게 본 사람의 주관적인 생각들을 덧붙인 감상평입니다
가볍게 읽어주세요 하지만 영화의 스포의 여지가 짙으니,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분이시라면 다음 기회에 읽어주세요

저는 11월 8일, 11일 두 차례 영화관에 감상하였습니다
국내 개봉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유튜브와 각종 매체에는 미야자키 감독의
영화답게 수없이 많은 영화 해석과 관련된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주변에서 이미 영화를 본 사람들은 이 영화 너무 호불호 가린다, 기대를 전혀 안 하고 보면 재밌다.
라는 모호한 후기를 남기며 저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내용도 미리 알고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편견과 선입견 없이 쌩 날 것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에 영화의 겉표지에 언뜻 새가 나온다.라는 정도의 얄팍한
정보만 들고 영화를 관람하러 갔습니다

우선 1회 차 관람 때는 친구와 함께 보러 갔는데요 친구의 주변 지인 중 한 명은 영화의 내용이 너무 감명 깊은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고 하여 더욱 영화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관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 이 영화의 1회차 관람평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창 시절 열등생’입니다.
마치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과목 시간에 허우적거리던 학창시절 수업시간 때 그 느낌을 굉장히 오랜만에 다시 경험하였습니다
영화를 보다가 길을 잃은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나름대로 열심히 해석을 하면서 봐야지라고 생각하였지만
어! 어? 어..? 도무지 갈피를 참을 수 없더군요 열심히 뭔가를 파악하며 이 감독의 숨은 뜻을 찾아내겠어라는 패기를 가지고 가서 정말
하나도 알아내지 못하고 이 결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라는 생각에 내가 이토록 통찰력과 생각의 깊이가 없는 사람이었나 하고
스스로 책망하였습니다. (아니 책망이라는 표현을 쓰기엔 좀 무거운 느낌이고요 음 그냥 좀 아쉽고 미야자키 감독과의
가벼운 미니게임에서 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때쯤 집에 가서 해석영상 하나 볼까 싶다가도 이상하게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원래 작품 해석에 집착하는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 이 영화는 좀 깊게 파보고 싶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그래서 집에 가자마자 제가 한 것은 해석 영상 시청이 아닌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주요 시대적 배경 세계 2차 대전 일본 참전 시기에 대한 것들, 영화에 등장하는
새 (왜가리, 앵무새, 펠리컨)의 상징적 의미, 습성 등에 대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제가 왜가리 검색할 쯤에 이미 연관검색어 상단에 왜가리 상징적 의미가 뜨더군요 역시 모두가 궁금해하는 이 영화 해석)
그리고 기억에 남는 줄거리들을 하나씩 나열해 보았죠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일단 영화 내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고 어떻게 전개가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
일어난 순서대로 적어보니 나름대로 유추가 가능해졌어요.

(1회 차 관람 후 기억에 남는 것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1. 마히토가 자던 도중 마히토의 엄마가 있던 병원에 화재 발생
2. 엄마의 죽음
3. 아빠가 이모 (엄마의 여동생)을 새 부인으로 맞이함
- 전쟁이 잦은 시점에서 마히토의 아빠가 사업이 매주 잘 되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함
- 전쟁에서 쓰이는 무언가의 부품의 형상을 보고 마히토는 감탄함
4. 마히토와 왜가리의 만남
5. 왜가리의 함정 (엄마의 죽음에 대한 의문 및 새엄마의 실종)을 계기로
다른 세계 진입
6. 다른 세계에서 만나게 되는 것들
- 펠리컨
- 불꽃의 소녀 (히미)
- 와라와라
- 앵무새 대왕과 병정들
<내가 의문을 가진 것들>
- 마히토의 자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 다른 세계에서 등장하는 소녀의 힘은 왜 불로 설정하였을까
- 다른 세계의 창조자 할아버지의 블록 쌓기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 각 역할을 부여받은 펠리컨과 앵무새의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가
- 펠리컨은 왜 다른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고 끊임없이 와라와라를 먹어야 하는가

지금 생각해 보니 제가 궁금해한 것들은 뭔가 굉장히 세부적인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저 나름대로의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니 사실 해석이라고 하기엔 과분하고요
주인공 마히토를 중심축에 두고 몇 가지 뻗어나가며 저의 생각을 덧붙여 보았던 것들입니다

(마히토)
- 어머니의 부재: 그리움과 상실감
- 새어머니의 존재: 아버지와의 갈등의 매개체
: 어머니의 여동생이기에 외적인 유사함으로 느껴지는 거북함, 적대감
- 또래 아이들보다 여유로운 환경: 주류가 아님 섞일 수 없음
- 자해: 자기 스스로의 죄의식, 현실에 대한 불만
- 왜가리: 역할의 변화가 있음 적 -> 조력자 -> 친구 (주류가 아니라서 섞일 수 없었던
마히토에게 친구라는 존재가 생김
= 우정 형성)
이렇게 저 나름대로의 조사와 정리를 걸쳐 2차 관람을 하러 영화관에 갔습니다
2차 관람 후 이 영화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거든요
2차 관람과 관련한 글에서는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된 이유, 영화 ost, 원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
(공식 해석본이 없기에 저 나름대로 작품을 깊이 있게 감상하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왔으면 좋겠어요 원작자의 제작 과정 에피소드와 몇 가지 공식 해석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