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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차원! 짱구는 못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 - 날아라 수제김밥 - > 관람 후기

돌멩선생 2024. 1. 6. 23:27

오늘은 작년 12월 22일에 개봉한 짱구 극장판에 관해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신차원! 짱구는 못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 ~날아라 수제김밥~
최초의 3D CG! 제작 기간 7년 최고의 웃음과 감동! 최강의 스케일 옷까지 갈아입은 볼록 짱구 등장!  어느 날, 우주에서 날아온 검은 빛과 하얀 빛이 떡잎마을을 향해 떨어진다. 평소처럼 저녁밥을 손꼽아 기다리던 짱구는 하얀 빛에 정통으로 맞게 되고 그러자 온몸에 넘치는 신비한 힘!힘에 몸을 맡긴 채 엉덩이에 의식을 집중하자 장난감들이 붕붕 떠오른다.  "엉덩이... 엉덩이가 뜨거워...!?뭔지 몰라도 엄청난 힘을 손에 넣은 것 같아." 한편, 검은 빛을 통해 초능력을 손에 넣은 또 다른 남자는 이 세상의 파멸을 바라며 폭주하기 시작하는데,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하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 바로 짱구...!?  올 겨울, 짱구의 엉덩이가 뜨겁게 타오른다!
평점
7.6 (2023.12.22 개봉)
감독
오네 히토시
출연
-

 

 

 

짱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늘 짱구 극장판 국내 개봉 소식을 솝꼽아 기다리는데요

이번 극장판은 유독 더 설렘 반 긴장 반을 가지고 보러 갔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짱구는 못말려 최초 3D CG 제작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입니다.

여태껏 세대불문 많은 팬들은 물론 대중들에게 2D 원작 작화로 익숙하였던 짱구가

과연 3D로 구현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3D 제작을 시도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굉장히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어요. 

 

 

짱구 닌텐도 스위치 게임 시리즈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영화 예고편도 접하기 전에는 닌텐도 스위치 시리즈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게임 그래픽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짱구가 3D로 구현된다면 움직이는 모션이나 주변 배경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예고편이 공개되자 전혀 다른 색감과 그림체였습니다

 

‘이거 짱구잖아.!’ 익숙하고 친근한 캐릭터의 선과 색감,  '어 근데 이거 좀 더 실감난다, 뭔가 새로워.’라는

느낌이 확 드는 것이 이거 만드는 거 정말 힘들었겠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그도 그럴 것이 이 극장판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해요. 

 

 

지금부터 짱구 극장판 보고 나서 읽으면 더 재미있는 잡다한 것들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꼭 짱구 극장판 31기 관람 후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의 여지가 짙어요)

 

1. 짱구 어떻게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나

이번 짱구 극장판 <신차원! 짱구는 못 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 - 날아라 수제김밥>은

 2016년 <나의 이사 이야기 선인장 대습격>이 개봉할 쯤부터 제작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짱구 3D 제작 계기는 바로 같은 애니 제작사 신에이 동화의 도라에몽 3D 극장판 <도라에몽 스탠바이미>의 대흥행입니다

사람들은 같은 제작사, 비교적 비슷한 선상에 서 있는 짱구의 3D 구현 작품에 대한 관심과 기대로 이목이 집중되었죠

이를 계기로 짱구 3D 극장판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 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 원작이 따로 있다고? 

어쩌면 짱구의 오랜 팬분들이시라면 이번 짱구 극장판 "어 이거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바로 이번 극장판은 원작 26권에 나오는 에스퍼 남매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이기 때문인데요

 

요시다 유키 (신에이 동영상 프로듀서)  코멘트 인용 (출처: 코믹 나탈리)

"오랫동안 2D로 구현되었던 짱구를 3D로 만드는 것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래도 누군가 한다면 그 누군가는 자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제작을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3D로 구현되는 스토리 선정에 관해서는 원작자 우스이 요시토가 만든 작품에 있는 개그가 고스란히

담긴 원작 에피소드를 영상화하고 싶었고 그중 26권 에스퍼 남매에 관한 내용을 다루게 되었다."

 

 

 

3. 짱구의 옷 색깔은? 

짱구가 평소에 매일 입고 다니는 상의와 하의는 어떤 색깔일까요?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짱구를 접한 계기가 원작인 사람들과 sbs, 투니버스와 같은 채널을 통해

애니메이션 짱구를 본 사람 사람에 따라서 답이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원작에서 짱구는 노란색 상의와 보라색 하의를 입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에서는 빨간색 상의와 노란색 바지를 입습니다

 

 

 

극장판의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짱구의 의상은 원작을 따랐는데요

아마 원작 에피소드를 영상화한 작품인 만큼 세부적인 디테일도 원작 설정에 충실하게 따른 것 같습니다 

 

 

4. 짱구 극장판 국내 평점 그리고 일본 개봉 직후 반응 

(2024.1.06. 기준) 우리나라 네이버 평점은 10점 만점에 8.05로 꽤나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호불호가 꽤 갈렸다고 해요 그 이유는 3D 작화 자체에 대한 비판보다는

암울하고 현실적인 스토리에 관한 혹평 때문이었습니다.

 

 

 

영화 등장인물 중 하나이자 메인 빌런 음지남은 번듯한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겨우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일본의 *프리터족입니다.

 

(*프리터족: 회사 취업처럼 고정적인 일자리 대신에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

 

그런 음지남에게 어떤 예언대로 악의 초능력이 생기고 이제껏 자신을 무시하고 하대하던

사회와 사람들에게 품고 있던 불만을 발산하며 빌런으로서의 면포를 보이죠

 

여기서 음지남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흔한 애니메이션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뒤통수 얼얼한 대사들이 나오곤 합니다.

예를 들어서 음지남이 떡잎유치원에서 난동을 부리는 장면에서 유치원 어린이들 (이하 짱구 친구들, 떡잎방범대)이

그린 미래에 대한 그림들을 보더니  “이 나라는 이제 희망이 없어. 너희들의 꿈 따위 절대로 이룰 수 없을 거야.”라는

대사를 외치죠. (저는 이 장면에서 정말 흠칫 놀랬습니다. 어 이런 대사가..? 이거 애들이 봐도 되나 싶었거든요) 

 

 

5. 필자는 이 극장판 어떻게 보았나

이렇게 일본 일각에서는 이렇게 암울한 사회문제를 굳이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에서 다룰 필요가 있냐 하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왔는데요 저는 오히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이 짱구 극장판을 감명 깊게 보았고

이렇게 글을 써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짱구를 딱 보기 시작했을 때는 단순한 스토리 플롯과 3D 구현을 통해서

그래픽, 3D 애니메이션이 익숙한 요즘 아이들까지 관객층을 확장하기 위한

철저히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는 느낌이 강했는데요

 

음지남의 등장을 시작으로 일본의 현실사회문제(프리터족, *사토리 세대)에 관한 내용들을 다루고

또한 이러한 시점에서 이렇게 사회가 흘러가도록 만든 기성세대가 이를 대처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을

주제로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들을 통해서 이 영화가 마냥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더욱 감명 깊게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토리 세대: 자동차, 사치품, 해외여행에 관심이 없고 돈과 출세에도 욕심이 없는 일본 청년들을 뜻하는 신조어)

 

 

짱구는 이미 많은 세대를 걸쳐간 만화로서 여러 세대가 보는 애니메이션으로서 우리 모두가 직시하고 알아야 할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타당하고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반영하였다고 하여 무조건 암울한 내용의 영화가 아닙니다. 

짱구와 그의 가족들은 이 차가운 사회에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의 이상향을 제시하는 하나의 매개체의 역할을 하였고 

짱구의 아빠 신형만은 앞으로 이 사회가 계속 이렇게 암울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해. 라고 이야기하죠.

 

가장의 무게와 책임감이 느껴지는 대사이면서도 가족과 함께하는 미래라는 이유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가족구성원의 한 일원으로서의 가슴 뭉클한 대사로 느껴졌습니다.

 

또한 결과와 성과, 업적주의 중심으로 노력과 과정의 가치가 과소평가받는

이 사회에서 일단 도전하고 부딪쳐보는 거야.라고 이야기 하는 장면을 통해

'그래 이게 정말 현 세대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회에서 이끌어내야 하는 분위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짱구의 눈물 나는 우정파워는 이 영화의 가장 큰 포인트이자 짱구 극장판으로서의 정체성을 잘 지켜준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깐부잖아. 이 대사가 원작에서는 어떻게 나와서 우리나라 번역이 이렇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무 적절한 단어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초능력에 집어삼켜져서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큰 괴물이 된 음지남,

그리고 그 괴물로부터 집어삼켜진 짱구는 괴물의 몸속 안에서 어린 시절의 음지남을 만나게 됩니다.

 

음지남이 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사람들로부터 소외되었는가에 대한 음지남의 서사가 나오는 장면이죠

여기서 편견 없고, 포기를 모르는 우리의 짱구의 우정파워로 음지남이 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사람들과

대면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일련의 과정들이 영화 속에 나오는데요

 

여기서 이제껏 많은 이들이 알고 있던 짱구의 캐릭터성이 잘 드러나면서

이번 짱구 극장판이 암울한 사회적 현실을 대변하면서도 마냥 우울해지지 않고

교훈을 남기며 재미있는 영화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습니다. 

 

 

짱구 극장판 관람 후 눈물범벅의 상태에서 받은 영화 특전, 다시 기분 좋아졌음

 

여담으로 제가 주변 극장으로 짱구를 보러 간 것은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인 평일 오전이었는데 

영화관에 온 관객이 저 포함 초등학생 아이 두 명, 보호자 한 분으로 총 4명이 함께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동심 바사삭하는 장면마다 흠칫 뒤를 돌아보며

이거 애들이 봐도 되나 싶었지만 아이들은 의외로 덤덤했고요

저만 안절부절 망부석이었습니다.

 

끝내 엔딩 장면에서 눈물을 훔친 건 그 자리에서 저뿐이더군요

네 아무튼 저는 3D라서 익숙하지 않은 그림체에 실망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기대를 덜어가며 보러 갔는데 예상 밖에 큰 감동과 재미를 얻고 왔습니다

 

글을 쓰면서 또 어떤 글을 쓰면 좋을지 생각났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짱구 극장판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