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 하면서 분명 '좋아 오늘은 이런 글을 써야겠다'라고 번뜩 생각이 났는데 퇴근 직전에 기가 탈탈 털리는 바람에 새까맣게 까먹었다. 완전히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시간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학생 때는 방학이 있는데 사실 요즘 학생들은 그 방학마저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느라, 자기계발을 하느라 낭비하고 있지 않는가.. (물론 나는 방학에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다녔다) 다들 방학을 좀 즐겼으면 좋겠다. 이 발언을 놀 것 다 놀고 성공한 어른이 한 것이면 더 설득력이 올라가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그쪽은 아니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담을 늘어놓으니 적어야지 했던 글의 내용이 생각났다.
오늘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는 바로 꾸준함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이제껏 살아오면서 꾸준히 한 일들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아주 사소한 것도 괜찮다. 내가 꾸준히 한 일들은 정말 사소한 일들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기, 가글하고 유산균 챙겨 먹기. 너무 쉬운 일들이라 다들 코웃음 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작은 일이더라도 내가 매일 아침에 한 일들이다. 물론 아주 작은 일일수록 티가 덜 나긴 한다.
그렇지만 이런 작은 일은 매일 할 때는 모르지만 중간에 멈추면 바로 티가 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작은 일을 꾸준히 하면 작은 일에 걸맞은 자신감이 생긴다.
또한 비슷한 작은 일들도 시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게 된다.
올해 4월은 참 좋은 한 달이라고 생각한다. 4월 1일 첫 날이 첫 요일 월요일로 딱 맞아
떨어지니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지 않은가 (순전히 나의 기분 탓인 걸까)
아무튼 나는 이 4월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최근 여행에서 사 온 모눈노트에 나만의
해빗트래커를 만들어보았다.
해빗트래커란 해빗- 습관 (habbit)
트래커 - 추격자 (tracker)라는 뜻으로 직역하면 "습관 추격자"를 의미한다.
매일 습관처럼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적어서 일주일 단위로 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하루동안 내가 지킨 것들에는 동그라미를 표시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공백으로 놔둔다.
육안으로 내가 해낸 일과 하지 않은 일을 확인할 수 있고 꾸준히 매일 한 일은 어떤 것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건 아마 칭찬스티커 효과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연속적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하고 싶어지는 마음에 귀찮은 마음을 참고 하게 된다. 그리고 일주일
표를 봤을 때 7개 모두 동그라미가 그려진 항목을 보면 이번 주를 그냥 지나친 것 같진
않은 느낌에 기분이 꽤 괜찮다.
내가 최근에 해빗트래커를 통해 보고 있는 효과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오늘 아무것도 못한 것 같다는 죄책감 감소
두 번째는 아무것도 적지 않았을 때보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무언가로 실행력 상승
4월 1일을 첫 시작으로 하여 4월 19일 기준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한 일은
바로 일기 쓰기이다. 3줄이라도 꼭 쓸려고 낮, 밤 가리지 않고 나에 대해서 적고
그날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적으며 글로 쏟아부었다. 매일 일기를 쓰면 어떤 점이
좋은지에 대한 것은 한 달을 다 채우고 나서 말해보겠다.
사람의 습관이 잡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6일이라고 (어디서 들었다.)
66일 후 또다시 한번 해빗트래커를 언급하도록 하겠다.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에 대한 고찰 (2) | 2024.04.18 |
---|---|
아주 럭키한 일이 있었는데, 에세이는 누구의 전유물인가 (0) | 2024.04.17 |
나는 일을 사랑하지 않는다. (0) | 2024.04.16 |
행복에 대해서 생각한 바 (0) | 2024.01.12 |
도파민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2) (1) | 2024.01.11 |